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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기도가족에게 올립니다.

들려오는 소식들로 마음이 흔들리기 쉬운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요즘 저희는 잠언을 읽으며, 우리가 지혜(하나님의 말씀)의 초청에 응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얼마나 많이 범하고 있는가를 가슴 아프게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는 중에, 한 온라인 독서토론 모임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일상에 구체적인 지침을 주지 않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기독교세계관을 배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성경은 자세하고 세부적인 것까지 일일이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원칙을 분명히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실제의 삶에 필요한 지혜도 줍니다. “내게는 계략과 참 지식이 있으며 나는 명철이라 내게 능력이 있으므로 나로 말미암아 왕들이 치리하며 방백들이 공의를 세우며…”(잠언 8: 14-15앞 부분). 저 자신의 불순종에도 놀라고 위의 질문에도 충격을 받아, 우리의 가정생활에, 직장생활에 혹은 나 혼자 있는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적용하기 힘든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이원론의 영향으로, 하나님의 말씀은 종교생활 흔히 말해 기도, 성경공부, 교회생활 또는 선교와 같은 영역에만 해당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가정과 직장에 하나님이 계실 수 없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이건 큰 오해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이렇게 작고 보잘것없는 분이 아닙니다. 이 세상 전체의 주인이십니다. 동시에 우리의 은밀하고 작은 일에도 함께 하고 싶어 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둘째, 한편으로는 성경 말씀을 인정하지만 세상의 노하우를 재빨리 따름으로써 혼합이나 융합으로 빠져 기독교인의 정체성에 혼란이 옵니다. 하나님의 “계략과 참 지식, 명철과 능력”을 구체적으로 찾기 위한 기도와 논의, 실천을 치열하게 꾸준히 해야 하는 어려움이 크기는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찾고 순종하는 대신 ‘내 마음대로 살고 싶은 마음’에 순종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유혹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알고 계시지요? 몇 년 전 김북경 목사님과 씬시아 사모님이 저희와 함께 일하실 때의 일입니다. 한 사람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기 힘들다는 ‘변명’을 한참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중간중간 끼어서 “이렇게 해 보았느냐?”, “저런 건 어떠냐?” 등 제안을 해 보았으나 이 사람은 전혀 굽히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이 현실적이지 못함을 열렬히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씬시아 사모님의 한 마디에 갑자기 모두가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냥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미국과 유럽의 라브리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직 ‘4인 이하’의 규정을 지키며, 활짝 개방할 날을 기다리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선 시설관리 면에서, 15년 이상 사용해온 모터를 교체했습니다. 저희는 지하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터로 물을 끌어 올립니다, 보통 이렇게 오래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새것으로 바꾸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안전을 위해 전기공사도 예정되어 있으며 소방 점검은 얼마 전에 받았습니다.

온라인 강의와 모임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 여름에는 기독교세계관 포럼을 온라인으로 할 예정입니다. 누구든지 기독교세계관에 기초한 글을 써서 발표하고 논평을 듣는 시간입니다. 작년에는 글만 묶어 책으로 내기만 했는데, 올해는 온라인으로 발표와 논평을 한 후, 수정한 글을 묶어 자료집을 만들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뒷면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중이지만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브리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한 사람은 칼빈의 기독교강요와 샬롯 메이슨 책을 읽고 있고, 또 한 사람은 <조국 백서>와 <조국 흑서>를 읽고 ‘포스트-트루스(Post-truth)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에세이를 두 편이나 썼습니다. 씨스루라는 온라인 독서모임은 제 남편이 쓴 <나의 세계관 뒤집기>를 공부하고 있는데, 약 30 여명이 모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최근에 영국 라브리에서 엮은 쉐퍼 자료집 여러 사람이 번역, 교정 중에 있습니다. 이 책의 원본을 읽고 싶은 분은 한국 라브리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되었으면서도 여전히 절실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친절한 소유주의 배려로 저희가 오랫동안 별채를 무료로 사용해온 것을 기억하고 계실 줄 압니다. 금액이 너무 커서 혹시 별채만 분할 매입이 가능한지 여쭈어보았으나, 별채와 뒷산을 한꺼번에 정리하고 싶은 주인의 생각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라브리에 필요한 간사를 보내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라브리에 손님 한 사람이 오는 것이나 간사 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은 성령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 위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온 세상이 코로나로 인해 거대한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고통에서 우리가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을 지금이라도 잡아야 하겠습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편 119: 71)라고 한 시편 기자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같은 시대에 살며 라브리를 통해 같은 믿음과 기도로 동역해 주시는 기도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21년 5월 24일

양양에서 박경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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