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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기도 가족에게 올립니다.

코로나로 시작한 2020년은 코로나로 마쳤습니다. 작년 한 해는 인류 역사상 유래 없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봉쇄와 혼란을 겪었습니다. 라브리의 시간도 비상하게 흘렀습니다. 정부의 방역 방침에 따라 학기를 급하게 끝내야할 때도 있었고 최대한 감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학기의 기간과 인원, 체류 날짜를 조정해야 했습니다. 숙박과 식사, 개인지도 시간이 기본 전제인 라브리에 어려운 시간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몇 가지 감사한 점과 기도제목이 있어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이 손님과 헬퍼를 라브리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처럼 다수의 손님을 받을 수는 없었지만 소수의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도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라브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합니다. 어떤 분은 휴식이 필요하고 어떤 분은 상담과 위로가 필요하고 또 어떤 분은 체계적인 기독교세계관 공부가 필요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초임 간사인 제가 이 필요들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식사를 준비하고 개인 지도를 하는 것이 긴장되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고 하나님께서 한 영혼을 구원하시는 영광스러운 사역에 동참한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습니다. 쉐퍼가 하였던 일은 정통주의라고 불리던 역사적 기독교신앙이 참된 진리라는 것을 변증하고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사랑과 환대 속에서 하는 것이 라브리의 기본 정신입니다. 하나님께서 올해에도 이 일에 라브리와 간사들을 변함없이 사용해 주시길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그동안 시행하기 어려웠던 연구와 공부들을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특히 인경 간사의 인도로 쉐퍼의 사상(영성관, 서양관, 문화관, 교회관, 정치관, 변증학, 인생관)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본 것과 연구원들과 간사들이 준비하여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발표하고 공부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현장 모임을 열 수 없어 고민되었던 기독교세계관 포럼을 자료집으로 만들어 출간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번 달 말부터는 전주제자교회의 요청으로 청년들을 위한 기독교세계관학교를 온라인으로 열기로 하였습니다. 4주 동안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2시간씩 라브리 간사들과 연구원들이 강의하게 됩니다. 앞으로 대면 사역이 어려운 시기가 좀 더 길어지면, 이러한 방법으로라도 한국교회를 계속 도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새로운 길들을 열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셋째, 그동안 비가 새어 걱정되었던 본채 지붕 공사를 마무리하고 라브리 곳곳의 시설을 보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초에 본채 지붕 공사와 김정식홀의 벽난로 철거만 계획하였는데 곳곳에서 후원금을 보내주셔서 본채 2층의 발코니 교체, 트리 하우스 지붕 교체 등 대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공사를 마치고 나니 하나님의 세심하신 인도를 더욱 깊이 느꼈습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이 없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연말에는 한 분의 후원으로 홍석홀의 냉난방기를 교체하여 더 쾌적한 환경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오래된 나무집이 정직한 질문을 가진 자들이 와서 정직한 대답을 얻어가는 따뜻한 공간으로 계속 쓰일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잠언 16장에는 인간의 선택과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구절이 여러 곳에 나옵니다.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사실 우리가 하는 선택이 최후에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면서 삽니다. 어떤 때는 대충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매우 확신 있게 선택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날 때도 많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나면 선택하는 것이 매우 불안하고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는 그 속에서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계획을 이루어 나가신다는 믿음으로 이러한 불안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는 성경의 하나님이 전능하고 인격적인 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이 전능하지 않다면 그 계획이 실패할 수도 있고 인격적이지 않다면 계획의 의도를 신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선택에 따라오는 인간의 책임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선택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인간이 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 전능하고 인격적인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계획을 이루어 가신다는 믿음 속에 어떠한 선택에도 불안해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의 혼란 속에서도 새해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백신이 개발되어 다른 나라에서는 접종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불안과 혼란 속에서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서있을 수 있는 반석은 어디인가요? 올 한 해도 우리의 반석이 되시며 존재하시고 말씀하시는, 전능하시고 인격적인 삼위 하나님께서 기도 가족 여러분들의 삶을 인도해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1년 1월 5일

조창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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