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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기도 가족 여러분께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부터 라브리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는 조창희라고 합니다. 15년 전 대학생 때 프란시스 쉐퍼를 처음 접하고 이후로 라브리를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이렇게 간사가 되어 기도편지를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고신의대를 졸업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된 다음에 해외선교를 나갈지 고민하다가 라브리에서 일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속초로 왔습니다. 지금은 속초의료원에서 근무하면서 일주일에 이틀 간 라브리에서 파트타임 간사로 일하고 제 아내는 5월부터 라브리에서 회계로 행정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몇 달 간 개방을 못 하고 있을 때 라브리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간사들은 인경 간사의 인도로 쉐퍼의 영성관, 서양관, 문화관, 교회관, 정치관, 변증학, 인생관, 성경관을 공부하였습니다.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쉐퍼의 이야기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쉐퍼의 시대와 우리의 시대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처드 도킨스의 과학적 무신론에 대해서 발표하고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도킨스는 마치 과학적으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는 과학만으로도 이 세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그의 사상은 무신론(무신론(無神論)이라기보다는 신무용론(神無用論)으로 보아야 합니다. 또한 그의 사상은 근본적으로 유물론(唯物論)이기 때문에 유물론이 가진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원고가 필요하신 분은 메일주소를 알려주시면 인경 간사와 제 페이퍼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데크와 처마, 세탁실 수리 등 크고 작은 공사가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속초에 사시는 문재용, 정광식 집사가 여러 번 도움을 주셨습니다.

무더운 6월이 되어서야 손님들이 찾아 왔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방문하신 손님 몇 분을 소개해 드립니다. 강릉에서 소아과병원 원장이 잠시 시간을 내셔서 기도하기 위해 다녀가셨습니다. 박진숙 대표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라브리 간사로 일하셨던 분으로 <에코팜므>라는 난민여성을 돕는 단체를 설립하신 분입니다. 이번에는 독서와 글쓰기를 위해 라브리를 방문하였는데, 영국 드라마 'Years and Years'를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이번 학기에 헬퍼로 일하고 있는 주혜씨는 교사로 일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 라브리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돕고 있습니다. 삼원 간사의 개인지도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고 다음 학기에도 헬퍼로 일하기로 하였습니다. 주훈씨는 주혜씨의 남동생입니다.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충성 간사의 개인지도를 따라 ‘세상이 당신의 믿음의 증언을 무시할 때(When the world refuses to listen to your faith)’라는 멋진 에세이를 발표하고 갔습니다.

희원씨는 교대생으로 모태신앙으로 자랐지만 기독교 신앙에 대한 의심과 질문이 많아 라브리를 방문하였습니다. 희원씨 덕분에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문제와 역사적으로 지속되었던 논란과 의심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수도권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을 취소하게 되어 죄송했습니다. 단 2주간의 짧은 개방기간이었지만 라브리가 살아있는 선교 현장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라브리를 통해 하나님께서 기독교 신앙이 진리임을 드러내는 일들을 계속 하여주시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올 여름 학기는 6월 29일부터 8월 16일까지 개방할 예정이나 유동적입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변동 될 수 있습니다. 매년 여름에 여는 기독교세계관포럼은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기로 하였습니다. 기독교세계관포럼은 기독교 신앙이 종교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학문과 생활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부분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누구나 글로 써서 발제하고 다함께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지난 몇 년 간 포럼을 통해서 고등학생에서부터 대학교수까지 많은 분들이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글들을 발표해 주셨습니다. 올해도 좋은 글을 쓰셨거나 준비하고 계신 분들은 저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원고 마감일은 7월 31일이며 자세한 일정은 링크된 안내문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역사적으로 특별한 해가 될 것입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임을 꺼려하고 사람 간의 일상적인 접촉조차 신중하게 되었습니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러한 생활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마음껏 만나서 악수를 하고 마주 앉아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하는 교제가 이렇게 좋고 소중한 것인지 코로나가 없었다면 결코 체감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비대면, 비접촉 방식의 소통 기술이 발전한다면 이러한 교제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많은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어려운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서 백신이 개발되어 일상이 회복되기를,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가 모여서 예배하는 것이 자유로워지기를, 라브리에도 다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진리를 찾고 기뻐하며 돌아가기를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12월까지 해결되어야 하는 별채 문제가 하나님의 뜻대로 해결되기를, 또한 여름 학기에도 간사들이 지치지 않고 열정과 평안함, 신실함으로 손님들을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 6월 15일

조창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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