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2020년 3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기도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세가 무섭게 퍼지며 온 세상이 경계의 눈으로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그렇듯이, 이번에도 감염자와 관련자들의 정직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의 안전을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기를 바라며, 이 병의 확산이 빨리 수그러들고 감염자들의 쾌유를 기도합니다. 저희도 오늘 개방하려던 봄 학기는 취소하고, 추이를 봐 가며 4월에 개방하기로 하였습니다. 방문 계획을 세웠던 많은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합니다. 연약한 국민들과 한국 교회, 라브리 기도 가족들과 라브리 간사들을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하 기세동)와 저희 라브리가 연합하여 개최한 제3회 기독교세계관학교로 시작되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 바로 살기>라는 주제로 기세동에 속한 교수님들과 라브리를 다녀가신 분들 중에서 추천을 받은 강사들이 각자 삶의 현장에서 기독교세계관으로 살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삶의 자리로 돌아간 참석자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살아내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번 겨울 학기는 이례적으로 날씨도 따뜻했고 손님도 많았습니다. 설날연휴 기간에는 선교사의 자녀로 대학을 다니던 중 신앙의 위기를 맞았다가 다시 믿기로 한 사람, 여러 일로 지쳐서 왔다가 힘을 얻고 돌아간 사람, 다시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고 성실하게 삶을 살기로 결심한 사람 등, 열매들이 많아 저희 간사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도리어 손님들과 함께 있었던 것이 보람 있게 느껴졌습니다. 서울의 우리교회 청년 10명은 겨울 수련회로 2박3일 다녀가기도 하였습니다.

2월 초에 열린 라브리 정기 이사회는 오랜만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마산재건교회의 양영전 목사님은 교회에서 은퇴하시면서 라브리 이사직도 사임하셨습니다. 안종철 이사는 해외체류가 길어지면서 역시 사임하셨습니다. 그동안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신에 2003년 처음 양양 라브리를 찾아 온 이후에 꾸준히 기도하며 도와주고 계신 김복기씨가 이사로 선임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창희씨가 파트 타임 간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현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속초의료원에서 근무하면서 일주일에 이틀 씩 라브리를 돕게 됩니다. 신입 간사가 들어오도록 오랫동안 기도해 주신 기도 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기존의 간사들과 손발을 잘 맞추어 맡겨진 일을 잘 하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별채와 뒷산 구입 문제를 놓고 기도하시는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헌금을 보내신 분들이 많이 계셨으나, 뒷산은 고사하고 별채를 구입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이라, 집 주인에게 마침내 “라브리가 구입할 능력이 없음”을 알려드렸습니다. 저희가 집이나 땅이 탐이 나서 기도를 부탁드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 살아계신 하나님 손에 달려 있음도 기도 가족 모두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요즘 저희 부부는 창세기 중 이삭과 야곱의 역사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선 이삭과 리브가를 보면 현대의 우리 가정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분별력을 잃고 하나님의 약속을 잊어버리는 남편, 약속을 기억하고 있으나 대담한 속임수를 사용하는 아내의 모습은 지금도 우리 주위에 흔한 모습입니다. 작은 아들 야곱이 형을 속여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사거나, 리브가의 오빠이며 훗날 야곱의 장인이 되는 라반의 속임수를 보면, 거짓말 하고 속이는 습관은 이 집안의 전통이요 처세술입니다. 죄가 유전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죄가 그 집안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 가족에게 익숙해지기 때문에 자녀들도 쉽게 같은 죄를 짓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큰 아들 에서는 신앙의 유산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장자권도 쉽게 포기하고 믿음이 없는 여자들을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 않고 동생을 죽이고 싶어 합니다. 요즘 기독교 가정의 자녀들도 부모로부터 신앙을 전수받지는 못하고 기독교를 일종의 문화로서 가볍게 여기든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실재와 의미를 진부한 옛날이야기로 흘려보내며 예배에 참석만 해줍니다.(?) 이 정도만 해도 괜찮은 편입니다. 아예 부모의 신앙에서 등 돌린 자식들도 많습니다.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둘째 아들 야곱은 아버지를 속여서라도 축복을 받으면 아버지를 계승하여 족장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빈손으로 들판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됩니다. 꿈속에 찾아오신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하셨던 “네가 어디를 가든지 함께 하고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받습니다. 야곱이 그 곳을 “벧엘(하나님의 집)”이라 이름 지었지만, 그 날부터 야곱의 삶이 갑자기 바뀐 것도 아니고, 몇 년 안에 돌아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야곱은 착하거나 잘 나서 선택을 받은 것도 아니고, 선택 받았다고 해서 야곱의 믿음이 빨리 자라지도 않았습니다.

야곱은 험난한 세월이 약이 되었습니다. 오랜 객지 생활, 네 아내 사이의 갈등, 삼촌의 열 번에 걸린 노동 계약 변경, 형의 위협과 공포 그리고 자신의 무능과 답답함 등 마치 전쟁과 같은 인생을 보냈습니다. 감사하게도 고난이 유익이 되어, 그는 아버지 이삭과 달리, 하나님의 약속을 잊지도 분별력을 잃어버리지도 않았습니다. 한 의학 보고서에서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영성도 같이 떨어진다.”고 말한 것을 보더라도, 야곱과 같이 나이가 들면서 영성이 좋아진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상의 네 가족을 보면, 모두 결점 투성이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는 우리네 인간들의 적나라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기도를 몇 가지 부탁드립니다.

  1. 올해도 야곱의 가족처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라브리에 와서 영적, 도덕적, 지성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저희 부부와 라브리의 모든 간사들이 날이 갈수록 노년의 야곱처럼 하나님을 더 의지하고 분별력이 나아지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에게도 같은 축복과 하나님의 응답이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
  3.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의 빠른 치유와 전국의 모든 의료진들과 관계자들의 건강과 바른 판단력과 신속한 대응력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2020년 2월 24일

여러분과 함께 일하는

박경옥 올림

ENGLISH | 후원 안내 | PC용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