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기도 가족께 올립니다.
드디어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가을장마가 시작되어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날씨가 되었습니다. 장마가 끝나게 되면 곧 쪽빛 가을 하늘을 보게 될 생각에 절로 마음도 푸르러집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들도 모두 무더운 여름을 지내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저희는 많은 분들의 기도와 주님의 은혜로 아무런 사고 없이 여름을 보내게 된 것에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달 기도 편지를 써 주셨던 코델 슐튼 교수님은 5주 동안 별채 2층에서 객원 강사로 계시면서 마르틴 루터에 대한 강의와 빌립보서 설교, 그리고 맛있는 식사 대접과 여러 가지 지혜와 이야기들로 한국 라브리에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금은 가족이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지혜 보따리를 풀고 계십니다. 그의 건강과 가족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슐튼 교수님의 후원으로 라브리 입구에 멋진 작품이 생겼는데요. 입구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 멋진 라브리 로고가 새겨졌습니다. 이를 위해 오래전 라브리 본채 입구의 현판을 써 주신 명인 강대욱 장로님께서 뜨거운 태양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심혈을 기울여 멋진 석각을 남겨 주셨습니다. 이 바위는 2002년 태풍 루사 때 산사태로 굴러내려온 돌인데, 그 당시의 아픔의 흔적이 이제는 라브리를 찾아오는 손님들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라브리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폭염을 뚫고 찾아 왔던 수많은 청년들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많은 청년들이 라브리에서 자신이 가진 질문의 대답을 찾기 위해 씨름하고 돌아갔습니다. 남들은 휴가를 맞이해 놀러가는 와중에 이런 산골짝까지 찾아와 고민하고 질문했던 청년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대답을 찾고 돌아간 청년들을 위해서는 찾은 대답을 그들의 삶 속에서 잘 지켜나가기를, 아쉽게 대답을 찾지 못했던 청년들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진리를 언젠가는 밝히 볼 수 있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여름의 절정은 마지막 주에 있었던 청년들이 에세이를 발표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기독교세계관포럼이었습니다. 먼저 이번 포럼에 발표된 에세이 제목들입니다. ‘신무신론 비판과 기독교적 답변’, ‘Image’, ‘기독교 세계관에서 재발견하는 개인’, ‘교회의 두 기둥’, ‘기독교 관점에서 본 성장 마인드셋’, ‘평생 교육적 관점에서 교회 회복을 상상하다’, ‘공동선(共動善) 추구에 대한 기독교인의 자세’, ‘왜 무신론이 기독교를 경쟁력 있게 만드는가?’, ‘도덕 혹은 죄: 행위 혹은 마음?’ 제목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주제거나, 세상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소재, 우리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이야기, 창의력이 넘치는 대안들입니다. 제목만 봐도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특별히 올해는 19세 고등학생 발제자, 지난 두 번의 포럼을 청중으로 참석했다가 세 번째에는 용기를 내어 발제자로 참석하신 분, 그 동안 기회가 닿지 않아 원고만 보내던 발제자가 직접 참석하는 등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주제 발표에 이어, 라브리 연구원들의 논평과 참석자들의 토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년 전에 처음 포럼을 시작했을 때에는 발제자도, 참석자들도 어색하고 민망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적극적이 되었다는 점도 기쁩니다. 앞으로 점점 더 발전되어갈 기독교세계관포럼과 청년들의 발표를 상상해보면 가슴이 벅찹니다. 유행하는 시대정신에 기독교적 대안을 찾는 청년들과 내년 여름에 발표할 글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간사들은 긴 여름 학기를 마치고, 2주 동안 휴식을 가진 후 이제 곧 시작될 가을 학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몇 가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간사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여름은 정말로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고, 즐거운 일들도 많았고, 힘들었던 일들도 있었습니다. 더위를 먹은 간사도 있었고, 매우 몸이 아팠던 간사도 있었습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자주 쉬어야만 했던 간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길고 무덥고 힘들었던 여름 학기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먼저 간사들이 건강해야 찾아오는 손님들의 필요를 잘 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매일매일 주님으로부터 새 힘을 얻어 열심히 일하는 일꾼이 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가을 학기에 찾아오실 손님들과 필요한 재정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추석기간에는 방이 모자랄 정도로 등록이 꽉 찼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어떤 분들이 찾아오실지 아직 저희도 모릅니다. 라브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올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을 돕는데 하나님께서 재정을 채워주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 7월 기도편지에서도 부탁드렸지만 라브리 별채와 뒷산 매입을 위해 계속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14년 동안 무료로 빌려주신 큰 사랑과 은혜에도 매우 감사하지만, 12월 말까지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해 놓은 상태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매입하면 좋겠지만 라브리에는 아직 그만한 돈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5년간 별채에 살던 저로서는 이 집이 다른 사람에게 팔릴 수 있다는 소식은 상당히 큰 충격이었습니다만, 아래의 말씀을 통해서 마음을 다시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그들을(이 상황을) 두려워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행하실 것임이라 반드시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라.”(신명기 31장 6절)
존경하는 기도 가족 여러분. 지금 눈앞에 닥친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주인이신 하나님 여호와께서 항상 함께 하시며 떠나지 아니하시겠다는 이 약속의 말씀에 여러분들도 힘을 얻으시길 소망합니다.
2019년 9월 6일
충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