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기도 가족에게 올립니다.
그동안 주 안에서 잘 지내셨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연락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기도와 헌금으로 첫 여름 학기를 잘 마쳤습니다. 아직도 청년들의 정직한 질문과 토론 소리가 귀에 쟁쟁합니다. 특히 네덜란드 라브리 가족인 아리엘르(Arielle)가 와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싱가포르에서도 세 자매가 다녀갔는데, 저희가 중국말을 못해서 미안했습니다. 미국에서 설악산으로 강의 차 온 리차드 윈터 박사의 방문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간사들이 그의 강의에 참석하여 ‘성중독’에 대한 지혜를 많이 얻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6월 중순에 라브리에서 양양 인문학 강의(진리탐구방법론의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제 아내 부엌에 누수 공사를 했으나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여름 학기를 시작한 것과 연로하신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 중이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마음이 더 무겁고 긴급한 기도를 몇 가지 부탁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라브리 별채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5년에 라브리 본채(대지 5,391㎡, 건물 657㎡)를 헌납 받은 이후 약 14년 동안, 우리는 라브리 소유가 아닌 별채를 무료로 사용해 왔습니다. 너무나 큰 은혜요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라브리가 매입할 여건이 안 되면 별채를 부동산 시장에 내 놓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별채는 전기, 전화, 마당 등이 본채와 연결되어 있고, 특히 라브리의 모든 물은 별채의 지하 펌프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재 별채 아래층에는 충성 간사가 살고 있고 윗층에는 코델 슐튼 박사(Cordell Schulten, JD)가 머물고 있습니다. 코델은 전 한동대 법대 교수이며, 여름 학기 동안 객원 강사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별채는 대지 2092㎡ 건물 113㎡이고, 시세는 수 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별채와는 별도로 뒷산(임야 85,208㎡)도 이번 기회에 같이 매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라브리 뒷산도 14년간 무료로 라브리가 사용해 왔는데 산책로, 산림욕 등으로 사용해 왔고, 트리하우스도 뒷산 주인의 허락을 받아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라브리는 어느 하나도 구입할 돈이 없습니다. 청년 대학생들과 매달 먹고 살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와 여러분의 간절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여기에서 요즘 다윗을 공부하며 생각한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하신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법궤를 옮기려다가도 실패하고, 성전건축을 하려다가도 거절당하는 것을 보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학자들 사이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1) 다윗이 인간적인 방법으로 일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2) 다윗의 손에 피가 너무 많이 묻었기 때문이다. 3) 다윗은 모세의 율법과 성전 제도가 곧 끝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해석이 지지를 받는 이유는 다윗의 다음과 같은 말 때문입니다. “주께서 나의 귀를 통하여 들리시기를 제사와 예물을 기뻐 아니하시며 번제와 속죄제를 요구치 아니하신다 하신지라. 그 때에 내가 말하기를 내가 왔나이다. 나를 가리켜 (하나님이) 말한 것이 두루마리 책에 있나이다.”(시편 40:6,7) “주께서는 제사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하지 아니 하시나이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편 51:16,17)
이상의 말씀을 보면, 다윗은 두루마리에 쓰인 율법보다 “나의 귀를 통해” 가슴에 새겨주시는 하나님의 직접적인 음성과, 제사와 예물보다 “상한 심령”을 하나님이 원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모든 율법은 장차 오실 예수님이 성취하므로 폐기될 것이라는 것도 알았고(에베소서 2:14~15, 골로새서 2:14; 로마서 3:31),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 지어 놓은 성전도 “헐릴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갈라디아서 2:18, 히브리서 9:9,10)
다윗은 예수님의 성취와 구원을 믿었기에, 법궤를 옮겨오는 것을 성공했을 때는 옷이 벗겨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기뻐했지만, 성전 건축에 실패했을 때도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도 하나님께서 하나님께서 별채나 뒷산을 라브리에 주시지 않아도 하나님과 성도들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주신다면, 태풍, 산불, 폭설 등을 겪으면서 아무리 아름다운 집이라도 눈 깜짝 할 사이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하드웨어의 한시적 기능과 선교적 역할을 잊지 않겠습니다.
8월 14일까지 계속되는 두 번째 여름 학기에 찾아오는 청년들과 손님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델 슐튼 교수가 8월 2일까지 강의, 설교, 상담, 식사를 돕고 있습니다. 그의 건강과 가족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8월 15-17일에 있을 기독교세계관포럼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청년 발제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무엇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조창희 연구원(춘천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이 5월부터 매달 이틀씩 라브리에 와서 강의, 상담, 파일 작업을 돕고 있으니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충성, 삼원, 경옥 간사의 건강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손님들이 많이 오가는 여름 학기를 보내는 것이 늘 쉽지 않습니다.
별채와 뒷산 매입, 그리고 여름 학기를 통해, 예수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고 그 안에서 여러분도 영광을 받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대로 우리 주 예수의 이름이 너희 가운데서 영광을 받으시고 너희도 그 안에서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데살로니가후서 1:12)
2019년 7월 9일
인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