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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기도가족께 올립니다.

여름이 왔나 싶더니 때 이른(?) 태풍 소식에, 16년 전 태풍 루사로 산이 무너져 내렸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걱정이 앞섭니다. ‘태풍은 지구의 에너지가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는 간단한 사실이, 태풍이 지나가는 실제 세상에서는, 이웃 나라 일본과 같이 어마어마한 재난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움에 떨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인간의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서 인공 지능 시대가 왔다고 떠들어도, 하나님이 옷깃으로 더운 바람을 밀어내시고 비구름을 몰아치시면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과 자연이 아닐까요? 올 여름에도 하나님의 큰 손으로 라브리의 뒷산을 붙들어 주시고 생명과 집을 지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 역시 하나님께서 이 여름동안 안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특별히 보내주신 한 손님 이야기를 기도 가족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는 교회에 다닌 지는 오래 되었으나 믿음이 분명치 않아 마치 구름이 하늘에 떠다니듯 중심을 잡지 못하던 중 라브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의 인생에서 예수님은 겨우 마음 한 켠에 비켜 계시는 정도였다고 할까요?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은 정말로 대단하시지요! 하나님은 특별히 손님들이 적고 조용한 때에 이 사람을 보내주셔서 자신이 얼마나 죄인인지를 깨닫고 자기 자신이야말로 예수님이 절실히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또 다시 경이를 표하며, 여러분의 신실한 기도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충성 간사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별채 2층을 조금 수리했습니다. 이번 여름에 비기독교인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온다기에 가족이 지낼 곳을 마련한 것입니다. 저희는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는 벅찬 마음으로, 그러나 혹시라도 그르칠라 마음을 가다듬으며 집을 꾸몄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가정에 진리와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이 밖에도 외국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 여름에도 두 차례 기독교세계관 포럼을 갖게 되는데(1차: 7월 27일-29일, 2차; 8월 3일-5일), 이번에도 자원한 청년들이 자기가 연구한 글을 발표하고 토론하게 됩니다.

녹녹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청년들 스스로가 성경의 눈으로 풀어 보고, 예수 믿고 천국만 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 내려고 다짐하는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 자체 수련회를 할 수 없는 작은 교회 청년 대학생들도 10-20명씩 다녀갈 예정입니다. 찾아오는 모든 청년들이 “하나님의 충만하심으로 충만케 되는” 역사가 일어나서, 영혼이 깨어나고 손발에 힘을 얻고 돌아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8월 18일에 여름 학기를 마치고 나면, 지난 기도편지에 알려드린 것처럼, 저희는 11월 중순까지 석 달 간 안식월을 가질 예정입니다. 12월에는 국제라브리 이사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됩니다. 이번에 오는 이사들은 네덜란드, 영국, 스위스, 캐나다, 미국 라브리 대표이며, 주로 청년 대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분들입니다. 회의에 앞서 7일과 8일에 이롬(황성주 회장) 주최로 리더쉽 포럼을 가질 예정인데, 7일에는 일반인들 대상으로, 8일에는 목회자 대상으로 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 말씀의 풍성한 잔치가 되도록, 또 그 후에 있을 회의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슴 아픈 소식과 함께 김북경 목사님을 위해 기도 부탁을 드려야겠네요. 평생 “라브리 전도사”로 살아오시고 몇 년 전에는 신씨아 사모님과 함께 한국 라브리에서 일 년 간 일하셨던 목사님이 현재 영국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기쁜 소식도 있습니다. 십여 년 전에는 라브리에서 간사로, 그 후에는 이사로 수고하고 있는 김종철 변호사(공익법센터, APIL)가 미국 정부로부터 ‘인신매매보고서 영웅상’을 받았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일하고자 하는 김 변호사와 하나님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라브리 감사로 섬기고 있는 신재용 약사가 신부전증으로 오랫동안 투석하며 고생하고 있던 중, 마침내 기증자를 만났습니다. 신장이식을 받아 더욱 하나님과 동행하는 두 번째 인생을 잘 살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따라 하나님이 주신 몸의 일부를 기증하는 분 역시 건강하게 하나님 나라의 축복을 누리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책 출판 소식이 있어 알려드립니다. 라브리의 연구원으로 있는 임자헌씨가 쓴 책, [명(銘), 사물에 새긴 선비의 마음](한국고전번역원)이 나왔습니다. 요즘 들어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사물과 공간’의 자리를 옛 선비들과 함께 되찾아 보는 좋은 책입니다. 지난겨울, 복잡한 라브리의 한 귀퉁이에서 탈고된 김성우 교수의 책, [지구를 살리는 쿨한 비즈니스](퍼블리터)도 나왔습니다. 환경에너지 및 기후변화와 관련한 비즈니스 책으로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 쉽고 재미있게 씌어져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며칠 전에 남양주의 별빛 도서관에서 모이는 <성인고전읽기반>을 방문했습니다. 프란시스 쉐퍼의 [이성에서의 도피]를 읽고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요청이 왔거든요. 요즘도 이 책을 공부하는 모임이 있다는 소식에 반가워서 달려갔습니다.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이 같이 모이고 홈스쿨링하는 청소년들까지 합해 십여 명이 매주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인도하는 오요섭 목사는 고전을 읽고 토론 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전도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읽었는데, 라브리 자료실에 있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바로 읽기’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새삼 책임을 느낍니다. 이 모임을 위해서, 그리고 이런 저런 형태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애쓰는 분들이 하나님의 지혜로,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께도 하나님의 은혜와 선물이 더 풍성히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더위에 지치고 휴가로 몸살을 앓는 여름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경을 배우고 확신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는(디모데후서 3:17) 귀한 시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희와 함께 기도로, 물질로 함께 일해 주심에 다시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18년 7월 10일

비 맞고 더 울창해지는 숲을 보며

박경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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