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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라브리 기도 가족에게 올립니다.

요 며칠 가을 날씨답지 않게 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쌀쌀한 바람에 옷장에 넣어두었던 두꺼운 겉옷을 꺼내다가, 잠시 기도 가족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기도를 드려봅니다. 감기에 벌써 걸린 분이 계신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올해 초 설날에 편지를 썼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2016년도 이제 두 달밖에 남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라브리는 내일 2016년의 마지막 학기를 시작하여 12월 2일에 문을 닫게 됩니다.

지난 학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데, 천주교를 믿는 학생이 한 달 동안 지내면서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갔습니다. 질문이 많았던 이 학생 덕분에 라브리의 토론은 더욱 더 재밌고 유익한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모든 것을 다 공부하고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이 학생의 가슴에 진리를 향한 열정이 더욱 불이 붙어서 좋은 교회에서 믿음이 잘 자라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미국 조지아에서 온 후안(Juan)이란 청년은 어릴 때 믿다가 그만 둔 예수님을 다시 믿기로 작정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후안은 “한드(한국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한국말도 제법 하는데, 매년 한국을 한 번씩 찾는 한국팬입니다. 라브리에서 하나님과 한 약속을 잘 지키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한 대학생은 이번이 세 번째 라브리 방문이었는데, 매 학기마다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라브리 가족 모두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본인의 고민들로 여유가 없었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선배답게 다른 손님들을 도와주는 노련함(?)도 보여줍니다.

그 밖에도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찾기 위해 찾아온 남자 청년들, 목회지를 옮기는 과정에 있던 한 목사님 가족 세 명, 인경 간사의 모친이신 한갑조 권사님도 다녀가셨습니다. 권사님이 라브리에서 지내시는 동안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최모경 간사와 심태은 박사의 깜짝 방문은 매우 반가웠습니다. 모경 간사는 제가 라브리를 처음 학생으로 방문했을 때,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안내, 그리고 토론 시간의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으로 제가 라브리에서 진리를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셨던 분입니다. 얼마 전에 암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신데 건강을 위해 특별히 기도 부탁드립니다.

줄리아는 이번 학기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매 주 월요일마다 양평에 있는 아신대 대학원에서 수업을 받으러 다녀오고 있는데, 공부하랴 일하랴 매우 바쁜 와중에도 지친 내색 없이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고향에서 멀리 떠나와 공부하고 있는 줄리아의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께서 부어주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삼원 간사는 찾아오시는 분들을 잘 섬기고 계십니다. “자신이 없다.”는 음식 준비도 이젠 꽤 능숙하게 준비하시고, 정성을 다해 개인지도도 하고 노동,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라브리 식구 두 사람의 영어 과외 등, 많은 일들을 묵묵히 잘 해 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격려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기쁜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1월 말에 진행했던 기독교세계관학교를 내년 1월 초에도 서울 삼일교회에서 다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이사장이신 손봉호 장로(고신대 석좌교수)와 김종철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 국제라브리 전 회장이며 네덜란드 라브리 대표이신 빔 리트께르크 목사께서 ‘나그네, 우리의 불편한 이웃’이란 주제로 패널 강의를 들을 예정입니다. 인경·경옥 간사가 들려주는 한국 라브리의 역사와 애환을 듣는 시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주제가 많이 준비되어 있사오니 진리를 갈망하는 청년들이 많이 찾아오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독교세계관학교 포스터

위의 포스터를 클릭하시거나 라브리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간사들은 지난 학기를 마치고, 2주 동안 주경야독을 하며 지냈습니다. 낮에는 청소와 빨래, 그리고 집수리 등을 하고 저녁에는 다 같이 모여 인경 간사의 지도 아래 공부를 했습니다. 가정학, 기독교 세계관, 성경비평학, 종말론, 관계학, 여성학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 함께 공부하고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짧은 지면을 빌려, 우리가 공부한 ‘지도자가 자기 무덤을 파지 않으려면’이라는 제목의 공부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저희가 공부했던 것들은 단순히 지식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므로 보통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연약한 우리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실수를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죠. 이 공부를 마치면서 저희는 항상 죄를 경계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공부한 내용들을 기억하고 연단하자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도자 문제로 혼란 중에 있습니다. 문제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과 이 사건을 조사하는 검찰, 그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언론,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분별력으로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이런 혼란을 틈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주시고,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지 않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016년 11월 6일

올해의 마지막 학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충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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