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라브리 기도가족에게 감사와 함께 문안을 드립니다.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겨울이 가고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아름다운 산골의 봄을 누리는가 했더니, 어느새 6월이 되어서 이 곳 산골에도 벌써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간사들의 텃밭에 심어놓은 토마토, 고추, 상추, 옥수수가 벌써 많이 자랐으며 앞마당의 딸기도 수줍게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산골 생활이 처음인 저희 부부에게는 고추 모종을 심어 보는 것도, 밭을 매어보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심어놓은 모종과 씨들이 죽어있는 것 같은 어둡고 축축한 땅 속에서 생명의 뿌리를 내리고 땅을 뚫고 올라와서 자신의 살아있음을 알리는 것을 보는 것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생명의 속성은 자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이 작은 풀포기들 앞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과연 내 안에서도 뿌리를 잘 내리고 자라나고 있는 것인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번 학기에도 많은 분들이 길게 혹은 짧게 다녀가셨습니다. 상인 목사와 인범씨가 머물다 가셨습니다. 북경에서 공부하다가 휴학 중인 보경씨는 2주간 정도 머물면서 진로 문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라브리에 처음 왔다는 지은씨는 2박 3일의 일정이 너무 짧다면서 다음에는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여러 가지 궁금한 것과 자신이 미래를 생각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아쉬워하며 떠났습니다. 은호씨도 다시 방문하여 현충일 연휴를 라브리에서 보내고 갔습니다. 그 밖에도 이정구 장로님 가족들, 이춘태 목사님과 교회 분들, 송미와 주승 부부, 형선, 은주, 승훈과 미연 부부 등이 다녀갔습니다. 특별히 마음에 어려운 문제가 있어 집을 떠나 이곳 라브리까지 온 분도 있고 진로문제를 놓고 하나님을 더 알고자하여 온 이들도 있습니다. 길게 머무는 분들만 아니라 잠시 머물다가 가는 분들도 하나님을 만나고 돌아가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라브리 가족들의 마음이 한껏 들뜬 일도 있었습니다. 라브리에 나무집(Tree House)을 지어주겠다고 제안하셨던 정지인 집사님이 집을 지을 나무와 장소를 살펴보고 원래 계획보다 시기를 앞당겨서 9월 중순경에 집을 지어 주시겠답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으시고 자신이 한 약속을 이행하시는 정 집사님의 아름다운 헌신에 저희들은 하나님과 정 집사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저희 간사들은 벌써 그 나무집이 다 지어진 후에 라브리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제공할 기쁨과 추억을 상상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리더모임에서는 좋은 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경간사는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 중에 하나인 ‘친밀성’에 대한 글을 발표 했습니다. 준원씨는 ‘이원론과 비즈니스’에 대한 영어 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미씨는 ‘영성과 사교육’, 현주씨도 ‘커피와 정치’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연간사는 ‘인본주의 선언문 비교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그 동안 리더 모임에서 공부한 주제 중에서 자신이 연구하고 싶어 했던 인본주의 선언문Ⅰ,Ⅱ,Ⅲ를 연구하고 비교한 것을 발표 하였습니다. 참된 기독교 휴머니즘이 설 땅을 잠식하여 온 세속적인 인본주의의 진화과정과 폐해를 비교 분석하여 비판해 주었습니다. “너희는 이 시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로마서12장 2절)”라는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6월 18일부터 저희 간사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7월 1일까지 휴식에 들어갑니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국내외에서 많은 분 들이 오신다고 합니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한 여름학기를 잘 준비하여 지치지 않고 오시는 분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여러 분의 기도에 저희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번 쉬는 기간 중에는 그동안 수리하지 못하고 있던 ‘나르니아 집’의 고장 난 보일러 공사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공사기간, 일하시는 분들, 공사에 들어가는 자금 등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은철, 은하간사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새로운 사역지를 위해서 계속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은철, 은하 간사의 비전과 은사들을 하나님께서 마음껏 사용하실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하여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두 간사들이 기다림에 지치지 않게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춘성간사는 크고 작은 집수리에 요즈음은 예초기까지 사용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잡초들을 정리하느라 바쁩니다. 수연간사 역시 교사로, 또 지호 지민이의 엄마로, 라브리일 까지 돕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 가정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모경간사는 이번 학기에는 여러 분들의 기도 덕분에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없이 잘 지냈습니다. 크고 작은 행정적인 문제와 재정을 맡으면서 오시는 손님들까지 섬기고 있는 모경 간사를 보면서 늘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경간사가 다음 학기에도 건강하게 그리고 즐겁게 맡겨진 많은 일들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인경간사는 제가 기도편지를 쓰는 이 시간에도 서울과 인천에 강의하러 출타 중이십니다. 이곳의 교통사정 때문에 늘 차를 운전하고 다니시는데, 인경 간사의 차가 너무 오래되었고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어서 늘 조마조마 합니다. 경옥간사는 라브리 전체의 살림을 살고 관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백조가 그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물밑에서 쉴 새 없이 갈퀴를 저어야하는 것처럼, 라브리의 깨끗하고 안락한 손님맞이를 위해서 늘 구석구석 돌보는 경옥간사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꼭 기도가 필요합니다. 특별히 혜진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비자연장에 필요한 1년 치 학비(약 25000불)가 준비 되도록 기도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저희 부부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구체적인 삶의 현장 속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맛보고 싶은 소망으로 이 공동체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저희들은 여전히 모든 일에 서툴기만 합니다. 아직은 누군가를 섬긴다기보다 여러 간사들과 주위 분들의 섬김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저희 부부가 이곳에서 잘 적응하여 ‘오후 5시에 불려온 일군’임을 잊지 않고 불러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늘 감사하며 섬기는 자들이 되게 기도해주십시오. 미국에서 돌아온 하은이도 이곳 생활이 처음입니다. 청소년인 하은이가 전혀 다른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고 자신의 생활을 잘 꾸려나가는 것과 지난 겨울에 담근 장들이 잘 익어가는 것이 저희 부부의 바램입니다.
요즈음 늘 제 마음에 떠오르는 말씀이 있습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라디아서 5장 22,23절)” 이 성령의 열매들 중에 유독 ‘충성(Faithfulness)’이라는 열매가 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저를 비롯한 저희 라브리의 모든 간사들이 ‘충성된 자’로 살아가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또한 기도 가족 여러분들이 라브리를 위해 기도와 헌금과 헌신으로 베푸시는 하나님 앞에서의 충성됨(Faithfulness)을 감사와 기도로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2011년 6월 15일
라브리에서 민현, 보경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