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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라브리 기도 가족에게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김은하입니다. 이곳 양양은 설악산과 가까워서 해마다 이맘때면 울긋불긋 물든 아름다운 단풍을 보려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단풍잎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어느 듯 입동(立冬)이 지났더군요. 설악산 대청봉에는 일찌감치 눈이 내려 머리가 하얗게 덮였습니다. 지난밤에는 라브리 앞마당에도 진눈깨비가 내렸습니다. 곤두박질친 수은주 눈금에 학기가 시작되면서부터 홍석홀 벽난로에는 빠알간 숯불이 피어올랐습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라브리 기도 가족 여러분들의 건강은 어떠신지요?

라브리는 지난 월요일부터 두 번째 가을학기를 열고 손님과 학생들을 맞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번 학기에도 많은 사람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멀리서는 호주와 아일랜드로부터, 가까이서는 서울에서부터 학생들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북 아일랜드가 고향인 케빈(Kevin)은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1년 반을 지내다가 다음 달 미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라브리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몇 년 전 스위스 라브리에서 1년을 지낸 적도 있고 프랑스에서는 캠퍼스 선교사로 일을 하기도 했던 청년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성경의 많은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한국말을 배우고 있고 한국 음식도 잘 먹고 있습니다만 그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잘 얻고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온 진욱씨는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하고 라브리에 찾아 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믿는 기독교 신앙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를 원해 라브리를 찾아온 진욱씨는 내년에 신학교를 들어가 선교사가 되고 싶어 합니다.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온 진오씨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으로 원래 4박 5일을 예정으로 라브리에 왔으나 라브리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싶어 합니다. 전주에서 올라오신 형식 목사님은 한 주간 휴가를 얻어서 잠시 쉬러 오셨고, 또 지난 학기에 잠시 라브리에 있었던 정은씨가 이 달 말까지 저희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호주에서 찾아오는 진(Jean)은 학기말까지 함께 있으며 진로와 비전에 대해 생각해 볼 작정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교육을 전공하는 용신씨가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기 위해 라브리에 찾아옵니다. 그 밖에도 멀리서 찾아온 사람들을 잘 먹이고, 잘 도울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라브리를 찾아오시는 한분 한분이 모두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보내주신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어렵고 힘든 분들이 찾아오면 많이 지치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하나님께서 저희를 이곳에서 보내주셨겠지요. 그래서 오늘도 겸손하게 무릎을 꿇고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라브리의 학기와는 별도로 저희들은 매 주일마다 성경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주일 오후에는 수연, 모경 간사가 이 지역의 청년 리더들과 함께 인경과 경옥 간사가 이끄는 리더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주일 저녁에는 저희 부부와 춘성 간사 부부가 이 지역 목회자들과 함께하는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합니다. 특별히 청년리더모임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모임을 통해 라브리가 이 지역의 청년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인경, 경옥 간사는 이 달 중순에 북미주를 잠시 방문하게 됩니다. 인경 간사는 미네소타에서 있을 국제 라브리 이사회에 참석하고, 경옥 간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지난 3년 동안 보지 못했던 기진군과 혜진양을 보러 갑니다.

수연 간사는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새롭게 만드는 도서관의 책임자로 내정이 되어서 개관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춘성 간사는 라브리 일을 하면서 아내를 도와 아이들을 잘 돌보며 외조를 아주 잘하고 있는 것 같구요.

모경 간사는 열심히 요리도 하고 차도 대접하고 상담도 하며 학생들을 잘 돕고 있습니다. 라브리에 온지 이제 1년이 되었는데 건강하게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쉬운 소식도 전해야 하겠군요. 저희 가정은 라브리에서 일한지 만 2년이 되어갑니다만, 이제 라브리를 떠나 새로운 사역을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저희 가정은 앞으로 교회를 섬기기를 원하는데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가희, 한희, 지호, 지민)이 추운 겨울에 병나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시편말씀을 읽다보니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였사오니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 (시편 13:5) 라브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무엇으로 저 분들을 섬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탁월한 지식이나 깊은 이해와 상담도 물론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험하고 힘든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자기 아들을 죽이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 말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곳을 찾는 학생들과 손님들에게, 또한 이곳에서 일하는 저희 간사들에게도 그 진리는 동일한 것 같습니다. 라브리 기도 가족 여러분들에게도 이 말씀이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0년 11월 10일

고요한 라브리에서 김은하 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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