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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기도 가족 여러분,

올해 새해 다시 한 번 복 많이 받으셨기를 바랍니다. 저희도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겨울학기를 기쁜 마음으로 무사히 마치고 학생들도 쏟아지는 눈 속에 서도 안전하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설 연휴 동안 은철과 은하 간사 가정도 고향인 부산으로 가서 가족들과 회포를 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돌 아 오셨습니다. 춘성 간사도 전주까지 아이들을 만나러 가셨다가 지난 주말에 잠시 라브리에 들러 양양에 이사 올 집 계약을 하고 이사 준비하러 다시 떠나셨습니다. 춘성 간사의 부인인 수연 간사는 38선 휴게소 근처에 있는 남애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인경과 경옥 간사 그리고 저는 라브리에 남아 눈에 파묻혀 지냈답니다. 높이가 무려 70 센티미터나 넘는 눈이 마당에 가득 쌓여서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거리는데 몇 톤의 다이아몬드도 부럽지 않는 눈 광산 속에서 사 는 영예를 누렸습니다. 그 눈을 오래 보존하고자 치우지도 않고 차도 입구 쪽 에다 주차하고 밤낮으로 감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만 심취할 수도 없는 것이 위험도 함께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붕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처마에 굵은 고드름이 매달렸는데 대낮에 고드름이 한꺼번에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에 가슴이 써늘해지기도 했습니다. 낮에는 고드름에게 안 당하기 위해 되도록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나가더라도 벽에 붙어 다니면서 조심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으로 인한 열악한 도로 상황 과 짧은 설 연휴 기간으로 인해 라브리에 들르시는 방문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잊지 않고 설 선물을 챙겨 주신 가족들께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비록 조용한 설 연휴를 보냈지만 3월 5일부터 시작하는 봄 학기에 대비해 차 근차근 준비를 하면서 겨울학기에 지친 몸을 재충전해야 했습니다.

이번 봄 학기에는 저희가 3년 전에 가졌던 헤펠레 회사원들을 다시 맞이하게 됩니다. 봄학기 8주 동안 약 44명이 매주마다 5-6명의 헤펠레 직원들이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저희와 함께 생활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과거 헤펠레 팀들을 몸소 겪어 보지 못했지만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많은 도전이 되고 체 력적으로도 매우 소모가 컸다는 것을 익히 들었기에 벌써부터 긴장이 되긴 합니다. 대부분의 헤펠레 직원들이 그리스도인이 아니어서 라브리 공동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이야기를 건네야 할지 새내기 간 사인 저로서도 난감하기만 합니다.

헤펠레 가족들은 저희와 함께 하는 닷새 동안 두 번의 강의를 비롯해 성경읽기, 기도회, 영화 감상, 개인 지도 등 라브리의 일상적인 일정을 소화해 내야 합니다. 저희 또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차질 없이 그들을 섬기고 지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가 헤펠레 직원들과 생활하면서 꾸밈 없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모범이 되며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봄학기에 헤펠레 직원을 제외한 다른 학생의 등록은 많지 않으나 일반학 생들과 헤펠레 직원들이 함께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고 서로를 배려해 가면서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간사들도 서로 다른 처지에 있 는 학생들을 그들의 필요에 맞게 지혜롭게 섬기고 그들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음성에 겸손한 마음으로 듣고 순종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기쁜 소식은 김북경 장로님과 신디아 사모님께서 국제장로교(IPC) 안수차 멀리 영국에서 오셔서 봄 학기 초를 저희와 함께 지내신다는 것입니다. 헤펠레 직원들을 위한 첫 주 강의는 김 장로님의 흔쾌한 자원으로 인도해 주시기로 되어 있어 기대가 됩니다. 라브리에 있는 개 두 마리 중의 하나인 이레를 지 난 11월부터 제가 맡아서 먹이를 주고 산책도 가끔 데리러 나가곤 합니다. 그런데, 이레가 워낙 천방지축 말괄량이이라서 제 말을 선택적으로 듣고 멋대로 행동하여 제 구박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신디 아 사모님께서 개에 대한 일가견이 있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분으로부터 직접 개 다루는 법을 한 수 배우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새해를 보내고 이제 새 학기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아직도 강 의 준비부터 시작해서 집 주변 정리며 집안 침구류 및 가구 커버 빨래 등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습니다. 이번 학기부터 춘성 간사의 가족인 수연 간사, 지호, 지민이까지 식구가 늘어납니다. 은철과 은하간사의 장녀 가희는 4학년으로 올라가고 막내 한희는 유치원에서 학우들 중에서 맏이가 됩니다. 저희 앞에 각기 다른 변화와 도전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용기 있게 그것을 마주보고 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인도와 기도 편지 가족의 기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부디 저희가 미약하고 부족한 것이 많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로 사랑 안에서 서로 도우며 하나님 아버지의 기쁘신 뜻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도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가 끊이지 않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하며 이 편지를 줄입니다. 최근 태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안부메일 말미에 적힌 것인데 저희 형편에 딱 맞는 구절이라 생각하기에 그대로 옮깁니다. 여러분도 이 말씀에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너는 알지 못하였느냐 듣지 못 하였느냐 영원하신 하나님 여호와, 땅 끝까지 창조하신 자는 피곤치 아니하시며 곤비치 아니하시며 명철이 한이 없으시며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소년이라도 피곤하며 곤비하며 장정이라도 넘어지며 자빠지되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 (이사야 40:28-31)

2010년 2월 24일

모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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