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라브리 가족에게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걱정을 더해 주는 소식들이 매일 전해지는 힘든 연말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인간이 지닌 한계와 죄악이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며 그런 만큼 하나님의 간섭이 간절해집니다. 자연히 성도들의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 때인가도 깨닫게 되고요. 라브리는 여러분의 기도의 동역으로 하루하루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죽음에서 생명의 나라로 옮겨지는 기적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며, 하나님께 올라간 여러분의 기도는 한 인간의 역사를, 나아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이때를 위한 기도 역시 이 곳 저 곳에서 역사를 바꾸며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요즘 저희 가족은 요한계시록을 묵상하고 있는데 나누어 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5:8에 보면, 성도의 기도를 금대접에 담아 주님께 바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 이십사 장로들이 그 어린 양 앞에 엎드려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대접’을 가졌으니 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 주님께 바치는 것 중에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찬양을 위해 드리는 '거문고'이며 다른 하나는 기도의 ‘향’이라고 합니다. 신학적으로 이 '향'은 ‘단순히 성도들이 드리는 기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교회가 오랫동안 해온 기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만, 기도를 어린 양께 바치는 것은 아마 어린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성도들의 중보자가 되시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8:3에도 “금향로를 가지고 많은 향을 받았으니 이는 모든 성도의 기도들과 합하여 보좌 앞 금단에 드리고자 함이라.”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번에는 “금향로”를 “성도들의 기도들과 합하여” 드린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기도는 라브리를 위한 기도든 교회를 위한 기도든, 국가를 위한 기도든, 개인을 위한 기도든, 마지막 때까지도 살아 있으며 하나님께 바쳐집니다. 영광스러운 그 날, 여러분의 기도가 드려질 날을 생각하니 귀한 여러분을 기도가족으로 모시고 있는 라브리 역시 얼마나 영광스러운지요.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의 기도와 헌금으로 또한 사랑으로 함께 하신 라브리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그리고 간구를 드리게 되기를 원합니다.
먼저 반가운 소식부터 전해 드립니다. 신학 공부를 위해 라브리를 떠났던 이춘성 간사를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아아, 초등학교 선생님하고 결혼한......? 이렇게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이제 신학 공부를 마치고 2010년 1월에 부인 김수연씨와 아들 지호, 그리고 딸(현재 임신 중)과 함께 돌아오게 됩니다. 이춘성 간사는 전임 간사로 김수연씨는 초등학교 교직을 계속하면서 시간과 사정이 되는대로 돕는 ‘파트타임 간사’로 돌아오게 됩니다. 간사를 위해 기도하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함께 축하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난 일 년 동안 협동간사(Helper)로 공부하며 저희들을 도와 온 최정원씨가 겨울학기에 돌아옵니다. 정원씨는 라브리 지부 안식년 동안 집으로 돌아가서 건강관리에 힘쓰며 서울에서 여러 공부모임을 인도해 왔습니다. 본인의 성장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경험도 쌓게 되어 크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동안 라브리 가족이신 백민현, 박보경씨 부부께서 딸 하은이(중학생)와 함께 오셔서 이번 겨울학기를 도우십니다. 평생 사업을 하시며 대구 두란노서원을 운영한 경험도 있으신 두 분께서 겸손히 협동간사로 섬기겠다고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회사 휴가를 내어 일주일간 밥해 주러 오는 모경씨, 목원대 신대원생 문규씨, 이번 겨울에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좋은 일꾼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귀한 생명들을 잘 섬기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옹벽 공사는 거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직 출입구가 미완이고 돌무더기도 그대로 있지만, 사랑의 교회에서 보내주신 헌금으로 6년 전에 무너진 계곡에 옹벽 공사를 마쳤습니다. 비 소리만 나면 잠을 잘 수 없었던 저희 부부의 병이 다 나을 것 같습니다. 사랑의 교회와 오정현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봄 학기는 라브리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여학생들로 집이 가득 차고 남학생들은 가뭄에 콩 나듯 잠시 왔다가곤 하였습니다. 중장비 소음과 함께 노동 분량도 많았지만, 손에 군살이 배기도록 흙 마당을 말끔히 청소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익도 없는 공사를 맡아 일을 잘 마쳐 준 [에스엠하우징]의 한삼영 사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공사 중에 물가가 오르는 바람에 아직 공사비 미지급금이 500여만 원이 남아있습니다.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름부터 저희는 지부 안식년으로 6개월간 잘 쉬었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지난 6개월은 귀한 회복의 시간이었습니다. 안식년이라는 핑계로 자주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하오나 저희 부부는 안식년을 라브리 관리와 글쓰기, 책읽기, 외부 강의, 찾아오는 손님 접대 등으로 분주히 보냈습니다. “밥해 주고 빨래 해 줄 학생들이 없다는 사실 외에는 별로 다를 바 없이 여전히 바빠 보인다.”는 주위 분들의 말씀처럼,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쉬는 날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난 6개월 동안 잊을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양양 속초지역의 다양한 교단 배경의 목회자 부부들이 모여 성경공부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부부에게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서로 교제하며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보석과도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서면교회의 백주진 목사와 임명숙 사모, 수리교회의 강형선 목사와 김은희 사모, 한울교회의 강성오 목사와 이춘실 사모, 중앙감리교회의 전인석 목사와 장혜원 사모, 중앙장로교회의 이성규 목사와 김수윤 사모 그리고 저희 부부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커피 브레이크]라는 교재를 갖고 성경 공부를 했습니다. 가끔 열방네트웍(ANN)의 신갈렙 선교사가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안식년 내내 가까이 계신 이 분들이 저희 부부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올해도 성탄절예배를 같이 드리게 되었는데, 작은 교회들이 한마음으로 예배드릴 때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기를 소원합니다.
저희 큰 아이 기진이와 혜진이는 퀸즈대학교에서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기진이는 정치철학 박사과정 2년차인데, 조교(T.A.)를 하며 한 해 동안 관계서적들을 깊이 있게 읽는 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중요한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하나님의 지혜로 이 시대를 읽으며 대안을 찾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가을에 기진이는 아픈 혜진이를 돌보느라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밥하는 일로부터 병원에 데리고 가는 일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로서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어떻게 지내느냐는 물음에 “괜찮아요.”라고 가볍게 말하는 기진이와 “없이 지내는 데는 어느 정도 익숙해요.”라고 낮은 목소리로 답하는 혜진이. 벌써 눈이 잔뜩 쌓였다는 그 곳이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배우는 살아있는 상아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 여름 저희 딸 혜진이의 학비 문제로 여러분이 기도해 주시고 장학금을 보내주신 덕분에 등록금(16,000불)이 해결되었습니다.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생각지 않던 데에서 문제가 생겨 힘든 가을을 보내야 했습니다. 등록금이 거의 다 채워져 가던 어느 날, 혜진이가 울면서 전화를 했기 때문입니다. “학비도 없는데 허리까지 아프니까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말입니다. 허리가 약하기는 했지만 방학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가는데 걸을 수도 없고 공부시간에 앉아 있을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학비는 다 준비되었는데 이제는 몸이 아파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치 29년 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앉지도, 걷지도 못해 결국 휴학을 했던 29년 전 4월이 생각났습니다. 온갖 치료를 다했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해 복학하고 근근이 학교를 다녔던 대학시절, 믿음이 작았던 저의 대학 생활은 낙심과 좌절,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부모님 덕분에 학비 걱정을 하지 않았던 점이 지금의 혜진이의 형편과는 크게 달랐다고 하겠지요. 소식을 들은 후 저의 첫 반응은 “하나님, 이 아이마저도......, 안됩니다.”이었습니다. 엄마의 고통이 딸에게 반복되기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저의 생각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고통 속에서도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소망을 주셨습니다. 결국 남편을 비롯한 온 가족이 지혜를 모으고, 무엇보다도 혜진이를 옆에서 돌보고 있는 기진이의 권면으로 학점을 적게 신청하기로 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혜진이는 두 과목을 신청하여 재미있게 공부를 마치고 이제 짧으나마 겨울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치료도 받고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많은 시간을 누워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의 허리를 낫게 해 주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혜진이가 고통 속에서 좌절하지 말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기쁨으로 배우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막내아들 의진이의 얼굴은 많이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라브리 안식년은 태어나서부터 손님들에 둘러싸여 자란 의진이에게도 좋은 휴식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곧 학기가 시작되고 학생들이 들이닥칠 것을 생각하면, 아이가 지닌 마음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못해 오히려 덧날까 염려가 됩니다. 이 아이가 또다시 숨거나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기의 길을 걸어가도록 여러분의 기도에 기억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실 지난 몇 달 동안 이 아이는 여러분의 기도의 힘으로 살았습니다. 부모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아이를 이해해주시며 기도해 주셨는지요. 무어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치없는 이 엄마는 아이가 또 넘어지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의진이와 연결된 사건 하나를 여러분과 함께 회상하려고 합니다. 이 일이 일어난 당시에는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10월 어느 목요일 오후 두시 반, 목회자부부 성경공부를 마치고 좀 쉬려고 하던 때였습니다. 갑자기 개가 짖고 차들이 들어오고 어느새 문 앞에서는 사람들이 웅성거렸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여 놀라 나가 보니 어른과 아이 합하여 15명 정도가 찾아 온 것입니다. 안내하기도 전에 벌써 집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도착한 분들까지 차를 대접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이처럼 사람들이 온 집을 휩쓸고 있는데 의진이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의진이 방에도 아이들이 드나들고 있었거든요. 어린 아이들은 새로운 곳에 가면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순식간에, 미처 어른이 말릴 사이도 없이 이 곳 저 곳을 다 가봅니다.
방에 가 보니 의진이의 바지는 개켜진 그대로 놓여 있었고 팬티 바람의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었습니다. 저는 이 아이가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로 얼마나 당황했을지, 또 그 큰 덩치가 어디에 숨어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 좀 당분간 안 보려고 안식년을 갖는 중이 아니던가? 이런 식으로 손님들이 들이닥치는 것을 아이가 더 이상 참기 힘들다고 하지 않았는가?(물론 이런 일을 좋아할 만한 어른도 없을 줄 압니다). 보통 때나 안식년이나 뭐가 다른가? 맨 날 이 모양이니.’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저는 화가 납니다. 화를 받아 줄 상대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 날은 의진이가 가까운 수리교회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들에게 동화 시간을 맡아서 이야기를 해 주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준비하고 난 후에 자기도 꽤나 재미가 있는지 약간 들떠있기조차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망쳐져 버렸습니다. 아이는 없어졌고 온 집은 쑥대밭이 되고 남편은 손님들의 무례한 질문에 당혹스러움을 참아내며 답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갈 시간(네 시)이 다 되어가며 저는 화를 가라앉히고 기도를 했습니다. 아이를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아이가 몹시 화가 나 있겠지만 기분을 가라앉히고 약속한 아동센터에 가도록 말입니다. 저는 아이의 바지를 들고 다시 온 집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3층 다락방’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벽난로 앞의 손님들 사이를 가로질러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아뿔싸, 아이는 팬티만 입은 채 그 다락방에 한 시간 반(아이에게는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까요?) 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제가 갖다 준 바지를 입고 의진이는 손님들 한가운데를 지나 내려와 비록 화가 많이 났지만 가방을 둘러메고 아동센터로 갔습니다.
손님들은 의진이가 집에 돌아올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떠났습니다. 이런 날일수록 아이에게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 주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큰맘을 먹고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화가 아직도 안 풀렸는지 처음에는 “저녁을 먹지 않겠다.”고 잘라 말하더군요. 그러나 아이를 달래 결국 좋아하는 돈가스를 먹는 중에 마음이 풀어졌습니다. 그 때 “어떻게 다락방에 숨을 생각을 했느냐?”고 물으니, “제가 라브리는 훤하잖아요.”라며 씩 웃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어릴 때부터 함께 한 이 훤한 라브리 덕분에 별 일을 다 겪고 사는 아이에게 미안했습니다.
이제 몇 가지 국제 라브리 소식을 전하며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외국 라브리들도 금융대란을 피해가지 못하고 경제적인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벌써 영국라브리와 스위스라브리는 간사 월급을 못 주는 등, 모든 지부가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잘 견뎌내도록 그리고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진리가 이 가운데서 드러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남편 프란시스와 함께 스위스 라브리를 설립하신 이디스 쉐퍼(Edith Schaeffer) 할머니는 올해 94세로 최근에는 병상에서 떨어지기도 하시고 치매도 있어 고생하고 계십니다. 겨우 건강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이제는 누군가 24시간 돌봐드릴 사람이 필요합니다. 자녀들도 모두 늙었고 어머니를 돌봐드릴 만큼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라브리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하신 김북경 목사님의 고희 기념 문집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 IPC(국제장로교) 목사 장로님들이 편집위원을 맡으셨는데(편집위원장 양영전 목사), 김북경 목사님이나 씬시아 사모님과의 추억을 나누고 싶으신 분들의 글을 환영합니다. 김 목사님께서는 런던한인교회를 개척하셔서 20여 년 간 일 하시고 은퇴하신 후 한국에 오셔서 4년간 에스라대학원대학교 총장님으로 섬기셨습니다. 그 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셔서 현재 리스 국제장로교회의 장로로 섬기고 계십니다. 후배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삶과 섬기는 목회를 실제로 보여 주신 두 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이번 겨울학기(12월 26일 - 1월 22일)에도 하나님이 보내 주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필요를 잘 깨닫고 사랑으로 섬기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먼저 어려움과 실패를 맛본 청년들이 다시 힘을 얻고 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도 부족한 죄인들인데다가 청년들이 라브리에 머무는 기간도 짧기 때문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매우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말한 것처럼,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저희는 복음을 심고 물주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학생들의 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저희의 짐이 무겁습니다.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잘 돕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아프리카 가나(Ghana)에서 이번 겨울과 내년 봄에 공부하러 오려는 사람들이 많으나 입국비자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가오는 성탄절과 새해에는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난 가운데 라브리뿐 아니라 우리 모두 하나님의 뜻과 지혜를 구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고통을 이겨내는 지름길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건 고통이 아니겠지요. 다윗의 시가 생각납니다. 시편 16:1에서 “하나님이여 나를 지켜 주소서 내가 주께 피하나이다.” 라고 시작한 저자는 8절에 이르러,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쪽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라고 말하며, 주께서 주시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노래를 마칩니다. 곤고함으로 시작되었으나 주님의 기쁨과 즐거움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는다는 다윗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성탄절을 기다리며 양양 라브리에서
박경옥 올림